암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통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암성 통증의 종류와 원인을 분류하고, 약물 요법부터 비약물적 관리까지 환자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증 완화 전략을 안내한다.
암 환자에게 통증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암 치료 중 많은 환자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는 ‘통증’이다. 단순히 육체적 아픔을 넘어서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치료 의지마저 약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암 환자의 약 70%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통증을 경험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그 중 30%는 심한 만성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통증은 암 자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고, 항암제, 방사선치료, 수술 등 치료 과정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뼈 전이나 신경 압박, 장기 기능 이상, 염증 반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통증을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통증은 참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질병의 일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암 통증을 “적절한 통증 조절만으로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표적 증상”으로 분류하며, 다학제적 접근을 권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암 환자가 겪는 다양한 통증의 유형을 구분하고, 약물적 요법과 비약물적 치료,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통증 완화 전략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려 한다. 통증을 관리하는 것은 고통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키는 일**이다.
암 통증의 유형별 특징과 완화 방법
암성 통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암 자체로 인한 통증**과 **암 치료로 인한 통증**. 각각의 특성과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1. **종양 압박이나 전이에 의한 통증**
- 특징: 종양이 신경, 뼈, 장기 등을 눌러 발생하는 날카로운 통증
- 대처: 중등도~고강도 진통제(마약성 포함), 방사선 치료로 종양 크기 감소, 신경 차단술 병행
2. **항암치료로 인한 말초신경병증**
- 특징: 손발 저림, 감각 이상, 타는 듯한 통증
- 대처: 항경련제(가바펜틴), 항우울제(듀로세틴), 비타민 B군 복용, 물리치료 병행
3. **수술 후 발생하는 신경통**
- 특징: 절개 부위나 주변에 만성적인 찌릿함 또는 당김
- 대처: 온찜질, 연고 사용, 신경통 완화 패치, 시간에 따른 회복 관찰 필요
4. **방사선 치료 후 조직 손상 통증**
- 특징: 피부 화상, 섬유화, 내부 장기 통증
- 대처: 스테로이드 연고, 수분 보충, 국소 진통제, 전문의 처방 필요
5. **골 전이로 인한 통증**
- 특징: 뼈가 약해지며 발생하는 깊은 통증, 특히 야간에 심함
- 대처: 방사선 조사, 비스포스포네이트(골흡수 억제제), 진통제 병합요법
6. **복합 통증(신경 + 조직성 통증 혼합)**
- 특징: 통증 부위가 넓고,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감각 동반
- 대처: 다학제 통증 클리닉, 맞춤형 진통제 조합, 운동요법 병행
**약물 치료 원칙 (WHO 3단계 진통제 사다리)**
- 1단계: 비마약성 진통제 (예: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 2단계: 약한 마약성 진통제 (예: 트라마돌)
- 3단계: 강한 마약성 진통제 (예: 모르핀, 펜타닐 패치 등)
→ 통증 강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절, 필요시 부작용 대비 약 동시 처방
**비약물적 통증 완화 전략**
- 온열 찜질, 마사지, 침 치료
- 이완 요법(복식호흡, 명상, 아로마 테라피)
- 물리치료, 자세 교정, 재활운동
-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감각 자극 활용
**환자가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관리 팁**
- 통증일지 작성: 시간, 위치, 강도, 유발요인 기록
- 진통제 복용 시간 정확히 지키기 (통증 생기기 전에 예방적 복용)
- 복용 부작용(변비, 졸림 등) 발생 시 의료진과 적극 상담
- 통증 표현 주저하지 않기: 숫자(1~10), 비유, 위치 그림 등 활용
통증은 **무조건 참는 게 아닌, 적절히 관리할수록 치료도 잘 따라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
통증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줄일 수 있습니다
암 치료 중 겪는 통증은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통증을 제대로 관리하면 삶의 질이 분명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통증이 두렵고 불편하다고 해서 입을 다물고 참기만 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대처가 아니다. 의료 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암성 통증은 다양한 방법으로 조절 가능하다.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내려놓고, 의료진과의 소통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순히 ‘아픈 걸 견디는 시간’이 아니라, **‘덜 아픈 삶을 찾는 노력’이 치료의 일부**임을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통증은 감정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안, 스트레스, 우울함은 통증을 증폭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정서적인 안정과 지지는 통증을 견디는 힘이 되기도 한다. 가족과 친구의 격려, 환우들과의 공감, 상담사와의 대화 등 정서적 지원도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고통 없이 치료받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고통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은 있다. 그리고 그 길은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함께 견디고 관리하는 것’이다. 통증을 외면하지 말고, 제대로 마주하자. 당신의 하루가 덜 아프도록,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